올해 들어 금융 시장에서는 다소 낯선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동결된 상태이고, 시중은행들은 이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를 조금씩 낮춰가고 있는 반면, 일부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흐름이라면 기준금리의 변화가 은행권 전반에 동일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쳐야 정상이지만, 최근에는 예외적인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금리 움직임이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시점에 한쪽은 금리를 내리고, 다른 한쪽은 올린다는 것은 예적금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혼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금이나 적금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이자 수익을 기대하는 금융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의 높고 낮음이 실제로 가져오는 수익 차이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각 금융기관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에는 그 나름의 이유와 배경이 있으며,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리스크나 제약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배경에는 단순한 고객 유치 목적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 유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왜 이렇게 상반된 금리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저축은행 금리 인상의 배경은 무엇인지, 소비자는 어떤 점을 고려해 예적금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은행 금리 변화의 흐름과 그 이면에 담긴 원인, 금융 소비자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핵심 요소들까지 모두 상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시중은행은 금리 인하 흐름 지속 중
올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모두 2.55~2.6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3%를 넘는 상품들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장기간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안정세와 경기 둔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예대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축은행은 예외적으로 금리 인상
반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SBI저축은행: 2025년 4월 22일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2.8% → 3.0%로 인상
- 조은저축은행: 서울 본점 모집 상품의 금리를 2.8% → 3.2%로 상향 조정
- 예가람·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6개월 단기 예금금리를 각각 0.2%, 0.15%포인트 인상
이러한 금리 인상은 일반적인 경제 흐름과는 어긋나는 모습으로, 업계 안팎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들이 이런 전략을 택한 이유는 뭘까요?
저축은행 금리 인상의 실제 이유
1. 자금 유출 방지를 위한 방어 전략
최근 들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121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5년 현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예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지면, 자금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저축은행처럼 자체 신용도나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사는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고객을 붙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유인책을 꺼낸 것입니다.
2. PF 대출 부실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주력 수익원인 PF 대출의 부실화입니다. 최근 건설 경기와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서 PF(Project Financing) 관련 대출의 부실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 고정이하여신 비율 20% 이상인 저축은행
- 2023년 말: 2개
- 2024년 말: 4개로 증가
- 연체율 10% 이상 저축은행
- 2023년 말: 14곳
- 2024년 말: 34곳으로 급증
이처럼 수익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기존 수신 고객을 지키고, 자금 유출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3. 고금리 유지의 한계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6% 수준입니다. 시중은행(2.58~2.65%)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과거처럼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은 아닙니다.
게다가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은 장기적인 전략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유인책에 가까우며,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결국 일정 시점이 지나면 다시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 소비자가 고려할 사항
1. 예금자 보호 여부
저축은행도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1인당 최대 5,000만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자산이 많은 경우에는 복수 금융기관 분산 예치가 안전합니다.
2.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인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은 금융기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해당 기관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고객 자산 보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상품 조건의 꼼꼼한 비교
- 가입 기간
- 중도 해지 시 금리
- 가입 채널(인터넷, 모바일, 영업점)
- 이자 지급 방식(만기 일시지급 vs. 매월 지급)
이러한 요소들은 금리 외적인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예금 금리 비교
구분 | 시중은행 | 저축은행 |
---|---|---|
평균 정기예금 금리 | 2.55~2.60% | 2.96% |
금리 추세 | 하락 | 단기 인상 |
주요 리스크 | 낮음 | PF 부실, 유동성 위기 |
예금자 보호 | 5천만 원 한도 | 5천만 원 한도 |
고객 유치 전략 | 안정성 기반 | 고금리 유도 |
마무리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은 겉보기에는 금융 소비자에게 유리한 기회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업계의 구조적 위기와 자금 유출 방지라는 현실적인 배경이 숨어 있습니다. 단순히 높은 이자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며, 해당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상품의 구체적인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현명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금리 흐름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금융 소비자 역시 기존의 선택 기준에서 벗어나 보다 정밀하고 신중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적금은 안전자산의 일종이지만, 그 선택에는 언제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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