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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를 위한 펫보험, 악용은 왜 발생할까?

by After LIKE 2025. 5. 26.

반려동물 보험은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유용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보험의 틈을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10곳에 이르며, 계약 건수도 1년 새 5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기로 적발된 건수는 같은 기간 무려 470%나 증가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허점을 파고드는 사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호자를 위한 펫보험, 악용은 왜 발생할까?

이 글에서는 펫보험 사기의 주요 유형과 그 배경, 그리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선 방안들을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차트 청소'라는 이름의 고의적 청구 조작

최근 주목받는 펫보험 사기 수법 중 하나는 ‘차트 청소’입니다. 이는 보호자가 반려견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병원 진료 후 보험에 새로 가입한 뒤, 다른 병원을 찾아 과거 진료기록 없이 처음 진료를 받은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이 가능해진 데는 몇 가지 제도적 공백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구조적 허점 1: 중앙화된 진료 기록 부재

사람의 경우 병원 간 전자의무기록(EMR)을 통해 이전 진료 내용이 공유되지만, 반려동물 진료 기록은 병원마다 별도로 보관됩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확인할 수 있는 과거 진료 내역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료 이력이 공유되지 않다 보니, 실제로 진료를 받았는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검증이 어려워 허위 청구가 가능한 것입니다.

구조적 허점 2: 수의 진료의 비표준화

수의학은 아직 사람 의료처럼 진단 코드나 진료 표준화가 이뤄져 있지 않습니다. 수의사마다 동일한 질병에 대해 다르게 진단하거나 명시할 수 있고, 치료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이에 따라 진료비 역시 병원별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 초진 진찰료는 병원에 따라 1,000원에서 최대 65,000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는 단순히 시장의 자율 가격 문제가 아닌, 보험 청구 기준의 불명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조적 허점 3: 진료기록 없이 가능한 보험 청구

현행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는 진료 후 진료기록부를 보호자에게 발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보험금 청구 시에도 진료기록 없이 단순 카드 영수증만으로 보험 처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명확한 치료 내역이 없는 상황에서, 사료나 기타 용품 구매 금액까지 포함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구조적 허점 4: 반려동물 등록제도의 미비

2008년 시작된 반려동물 등록제도는 아직도 낮은 등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등록률은 전체 반려동물 중 2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은 신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보험 가입 대상을 바꿔치기하거나 한 마리를 여러 건 보험에 가입시키는 방식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의 개선 요구

보험업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수의 진료 행위의 표준화
  • 진단명 및 치료 내역 코드화
  •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 보험금 청구 시 필수 첨부 서류 기준 강화
  • 펫보험 전담 심사조직 설립

이와 함께 일부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수의사 출신 인력을 채용해 보험금 청구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의계는 보험 제도 개편 이전에 자가진료나 무자격 진료와 같은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의사 입장에서는 과잉행위 논란보다 의료현장의 불법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제도 정비 방안은?

1. 반려동물 진료기록 통합 시스템 구축

진료기록을 국가 차원에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는 보험사뿐 아니라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에게 진료 이력의 투명성을 확보해주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2. 보험금 청구 요건 강화

진료기록부 없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현재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사료나 용품 구매가 포함된 영수증이 허위로 청구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카드 영수증만으로 보험금 처리를 제한하는 규정이 필요합니다.

3. 진료 행위의 코드화 및 수가 체계 도입

진단 및 치료 내역을 코드화하고, 진료비를 일정 범위 내에서 가이드라인화한다면 과잉청구나 병원 간 가격 차이로 인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반려동물 등록 의무화 확대

보험 가입 요건으로 반려동물 등록번호 입력을 의무화하고, 등록되지 않은 동물은 보험 가입이 불가하도록 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펫보험은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한 중요한 제도이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사기나 허위 청구의 위험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사, 수의계, 정부가 함께 공조해 제도적 허점을 줄여나간다면, 펫보험은 단순한 금융 상품을 넘어 반려동물 복지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지금,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험 제도가 그 취지에 맞게 정착될 수 있도록 신뢰 기반의 제도 개선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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